민영화 YTN, 탐사보도 프로마저 갑작스럽게 폐지

ai주식/주식ai : 유진그룹 주도로 김백 신임 사장을선임한 YTN이 방송통신위원회 권고로 만들어진 월간 탐사보도 프로그램 ‘탐사보고서 기록’폐지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도 최근‘돌발영상’ 불방, 뉴스 프로그램 편성 전면 폐지처럼제작진이나 구성원 의견 수렴 없이 이뤄졌다.

ai 투자 : YTN 측은 12일자로 YTN의 월간 심층 탐사프로그램 ‘기록’제작진에 폐지 방침을 알렸다. 기획탐사1팀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시철우기자는 통화에서 “오늘 주말 방송을 앞두고 시사를 하면서 ‘이번이 마지막 방송’이라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했다.

YTN은 지난 1일 팀장급 이상 인사와 기구 개편을 발표하면서 기획탐사팀(1·2팀)이라는 이름을 없애고 제작 1·2부를 만들었다. YTN 구성원에 따르면 ‘기록’프로그램이 폐지된 뒤 기존 1팀은 ‘팩트체크’ 부서로, 2팀은 대담 프로그램 담당 부서로 바뀌게 됐다고 한다. 시 기자는 “차기 방송으로 옵티컬하이테크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취재 중이던지난 1일, 급작스럽게 조직개편으로 영상국에 배치됐다. 그리고 오늘 폐지 소식을 접했다”고 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YTN은 지난 2020년, 인권 관련 심층 탐사프로그램을 만들라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재승인 권고를 따라 ‘기록’을 만들었다.비정기로 첫 방송을 한 뒤 현재는 월간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현재까지 △로스트 미얀마 △피해자 없는 시대 △우리동네 주치의 △급발진 엑셀 vs 브레이크 △별의 기억 – 10.29 이태원 참사 1년의 기록 △웰컴투코리아 등 탐사보도를 방영했다. 그러나 YTN이 프로그램 폐지를 결정하면서 13일 밤 11시 마지막 방송을 하게 됐다.

시 기자는 이날 사내게시판에 사측이 배경 설명 없이 프로그램을 폐지한 데 대한 항의 성명을 올렸다. 시 기자는 “김백 사장 취임 이후 사라지는 것이 많다. 간판 뉴스 프로그램과 디지털 콘텐츠에 이어 ‘YTN 탐사보고서 기록’도 별다른 설명 없이 시청자와의 연을 이어가지 못하게 됐다”고 썼다.

시 기자는 “(‘기록’은) 그동안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 곁을 지켜왔다”며 “주제는 다양했고 성역은 없었다”고 했다. “YTN 탐사보고서 기록이 이룬 성과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하는 재승인 심사 서류 맨 앞장에 자리해왔다”고 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이제는 과거의 일로 남겨지게 됐다. 부끄러운 과거를 지우고 실수를 만회하겠다더니 영광의 훈장까지 없애려는가”라며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향한 조치인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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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기자는 “YTN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장편 탐사보도 제작 DNA마저 없애고자 하는 시도에 제작진의 한 사람으로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프로그램은 폐지됐지만 사람은 남았다. 언젠가 다시 ‘기획탐사’라는 이름이 소환되고, ‘탐사보도’가 부활하면 분명코 우리는 다시 모일 것이다. 조직은 바뀌었고 인사는 났지만, 기록이 걸어온 발자취는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YTN 측은 “5월 프로그램 개편 이후 새로운 심층 탐사 프로그램을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