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인의 소방 영웅, 국립묘지에 잠들다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소방청은 오는 24일 오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순직 소방공무원 9인의 합동 안장식을 거행한다고 23일 밝혔다.오는 24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되는 순직 소방관들. 사진=소방청.소방공무원은 1994년 국가사회공헌자 자격으로 현충원에 최초로 안장되기 시작했으며, 기준 시점인 1994년 9월 1일 이전 순직한 소방공무원은 현충원에 안장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21일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개정·시행되면서 1994년 이전에 순직한 소방공무원도 사망 시점에 관계없이 안장할 수 있게 됐고, 이로써 순직 소방공무원 49명이 현충원에 소급 안장될 수 있게 됐다.

총 49위 가운데 5위는 지난해 5월, 2위는 같은 해 11월에 합동 안장식을 통해 소급 안장됐고, 이번 합동 안장식을 통해 고(故)곽종철 소방장이 추가 안장될 예정이다. 나머지 위패는 유가족과 조율을 통해 순차적으로 추가 안장할 계획이다.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을 계기로 소방청은 (사)순직소방공무원추모기념회와 함께 지난해 두 차례 합동 안장식을 거행했으며, 올해부터는 매년 4월 합동 안장식을 정례화해 실시키로 했다.

이번 안장식은 유가족과 남화영 소방청장, 오영환 국회의원, 황정아 국회의원 당선자, 대전현충원장, 동료 소방관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헌화와 분향, 순직 소방공무원에 대한 경례, 묵념 등 고인에 대한 예우를 갖춰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될 9인의 소방공무원은 소급 대상인 고 곽종철 소방장을 포함해 고 배규대 소방장, 고 민대성 소방위, 고 박주상 소방장, 고 한명희 소방장, 고 정미화 소방교, 고 김관옥 소방장, 고 고은호 소방경, 고 오세민 소방위이다. 고 곽종철 소방장은 대구 중부소방서에서 근무했으며, 1990년 11월 21일 소방 순찰을 마치고 사무실 대기 근무 중 쓰러져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순직했다. 고 배규대 소방장은 경기 이천소방서에서 근무했으며, 1998년 1월 9일 업무상 출장 후 복귀 중 교통사고로 순직했다. 고 민대성 소방위는 대전 소방본부에서 근무했으며, 2021년 9월 5일 외상 후 스트레스로 순직했다. 고 박주상 소방장은 대전 둔산소방서에서 근무했으며, 2009년 12월 30일 업무상 과로로 순직했다. 고 한명희 소방위는 충북 보은소방서에서 근무했으며, 2021년 9월 3일 업무상 과로로 순직했다. 고 정미화 소방교는 대구 수성소방서에서 근무했으며, 2018년 2월 13일 외상후 스트레스 등으로 순직했다. 고 김관옥 소방위는 전남 해남소방서에서 근무했으며, 2017년 9월 26일 외상후 스트레스 등으로 순직했다. 고 고은호 소방경은 충남 소방본부에서 근무했으며, 2022년 3월 6일 업무 과중으로 인해 자택에서 급성 심정지로 순직했다. 고 오세민 소방위는 충남 천안서북소방서에서 근무했으며, 2013년 4월 30일 소방전술훈련 실시 후 대기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순직했다.

소방청은 오는 10월 순직소방관 명예도로 걷기대회 등 ‘제1회 순직소방공무원 추모 행사’도 추진한다. 소방청은 올해 처음으로 개최될 국민참여형 추모 행사가 순직자의 헌신을 기억하고 범국민적 추모 문화 조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화영 소방청장은 “이번 합동 안장식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넋을 기리고 명예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남겨진 유족과 동료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순직 소방공무원에 대한 예우와 유가족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